글번호
364078

백마고지

수정일
2026.04.03
작성자
김가윤
조회수
8
등록일
2026.04.03

 백마고지 전적지는 조국을 위해 싸우신 선열들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백마고지 전투의 승리와 교훈을 오래도록 전하고자 1990년 5월 3일 강원도 철원에 세워진 곳이다.


 백마고지 전투는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군 제9보병사단이 중공군 제38군 소속 3개 사단을 격파한 전투로, 10일 동안 고지의 주인이 무려 12번이나 바뀌었을 정도로 치열한 혈전이 벌어졌다. 전투로 인해 산의 능선이 처참하게 훼손된 모습이 마치 흰 말이 누워 있는 형상과 비슷하다고 하여 ‘백마고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전적지에 도착하면 양옆으로 늘어선 자작나무와 태극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장 먼저 백마고지 전투 전사자비를 볼 수 있다. 이병부터 소령까지, 당시 전사하신 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를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생각하며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 순간만큼은 이곳이 단순한 답사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이 깊이 와닿았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백마고지 전적비를 볼 수 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전적비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묵직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 옆에서 계속 펄럭이던 태극기를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시대의 흐름과 그 변화였다. 지금 우리가 평범하게 밟고 서 있는 이 땅이 불과 몇십 년 전에는 총성과 포성이 끊이지 않던 전쟁터였다는 사실이 무섭기도 하고, 동시에 마음 아프게 느껴졌다. 고지의 주인이 12번이나 바뀌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을지, 또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들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지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백마고지 전적지는 단순히 과거의 전투를 기억하는 장소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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